무궁화 무궁화
석양처럼 쭈글쭈글해진 치맛자락
가장 아름다운 꽃 한 송이를 꺾다
나의 사랑하는 딸에게 보내주었다
그녀는 꽃을 머리에 썼다
나를 향해 싱긋 웃다
그녀는 꽃보다 더 아름답다
바람보다 더 부드러워
무궁화 무궁화
처녀의 울음과 같이 붉어진 두 눈
가장 아름다운 꽃 한 송이를 꺾다
나의 사랑하는 딸에게 보내주었다
그녀는 꽃을 손바닥에 받쳐 들었다
날 보고 울어
그 여자는 꽃보다도 더 여리다
그녀는 바람보다 더 어쩔 수 없었다
무궁화 무궁화
타오르는 불꽃과 같다
가장 아름다운 꽃 한 송이를 꺾다
처녀에게 보내는 편지 속에 끼워두다
그녀는 꾸물거리며 나의 편지에 회답하지 않는다
영원히 날 용서하지 않을 거야
난 그녀의 아름다움을 남겨 둘 수 없었다
눈물을 머금고 다른 사람에게 시집보낼 수밖에 없었다